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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단어장을 제대로 쓰는 법

시험 단어장은 무엇에 맞고 무엇에 맞지 않는지가 분명합니다. 시험 날짜에서 역산한 진도, "한 권 다 외우기"가 실패하는 이유, 그리고 독해에 필요한 수준과 쓰기·말하기에 필요한 수준이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했습니다.

시험이 정해지면 대개 가장 먼저 사는 것이 단어장입니다. 그리고 대개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도 단어장입니다. 이 도구는 잘 쓰면 값이 크지만 쓰는 법이 좁습니다. 무엇에 맞고 무엇에 안 맞는지부터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시험 단어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시험에 따라 사정이 꽤 다릅니다. 이걸 모르고 쓰면 목록의 성격을 오해하게 됩니다.

IELTS와 TOEFL에는 공식으로 지정된 어휘 목록이 없습니다. 시중의 IELTS 단어장, TOEFL 단어장은 출판사가 기출 문제와 학술 코퍼스를 분석해 "이 시험에 잘 나올 법한 단어"를 추정해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출판사마다 목록이 다릅니다. 유용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 목록이 시험 범위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추정한다는 뜻입니다. 목록에 없는 단어가 나온다고 해서 잘못 만들어진 목록이 아닙니다.

GRE는 성격이 또 다릅니다. 일상 빈도가 낮은 어려운 어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이라, GRE 단어장은 다른 시험 목록보다 훨씬 낯선 단어들로 채워집니다. 그래서 GRE 목록으로 일반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효율이 나쁩니다.

중국 시험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가오카오, CET-4, CET-6, 대학원 입시 영어는 대체로 공식 대강에 어휘 범위가 명시되어 있어서, 그 목록이 추정이 아니라 실제 범위에 가깝습니다. 목록을 끝내는 것이 의미를 갖는 몇 안 되는 경우입니다.

한국 독자를 위해 한 줄 덧붙이면, 수능 영어와 TOEIC도 성격상 IELTS나 TOEFL 쪽에 가깝습니다. 공식 어휘 목록 없이 기출과 빈도로 추정한 목록이 유통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Lexi에는 수능이나 TOEIC 단어장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들어 있는 것은 Everyday, Phrasal Verbs & Set Expressions, 가오카오, CET-4, CET-6, 대학원 입시, IELTS, TOEFL, GRE, Business 열 종이고, 모두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한 권 다 외우기"가 실패하는 이유

가장 흔한 계획이자 가장 자주 무너지는 계획입니다. 이유는 세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시험 날짜에서 역산합니다

순서를 바꾸면 계획이 현실적으로 변합니다. 하루에 몇 개를 볼지 정하지 말고, 시험 날짜에서 거꾸로 계산합니다.

  1. 시험 날짜를 적습니다. 남은 주 수를 셉니다.
  2. 마지막 두 주는 신규 학습을 하지 않는 기간으로 먼저 떼어 둡니다. 여기는 협상 대상이 아닙니다.
  3. 남은 주 수의 마지막 1/4은 복습 전용으로 다시 뗍니다. 실제로 새 단어를 넣을 수 있는 기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4. 목록의 단어 수를 그 기간으로 나눕니다. 나온 숫자가 하루 신규 분량입니다.
  5. 그 분량을 실제로 한 번 해 봅니다. 15분에서 20분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시간을 늘리지 말고 목록을 줄입니다. 목록의 상위 빈도 절반만 확실히 하는 편이, 전체를 흐릿하게 훑는 것보다 점수에 유리합니다.
  6. 매일 신규 분량 옆에 최근 사흘 치 복습을 붙입니다. 이것이 계획의 절반입니다.

5번에서 목록을 줄이는 결정이 심리적으로 가장 어렵습니다. 하지만 계산이 안 맞는데 그대로 밀고 나가면 3주 뒤에 계획 전체가 무너지고, 그때는 줄일 시간도 없습니다.

보면 아는 수준과 쓸 수 있는 수준

어휘에는 두 층이 있습니다. 읽거나 들었을 때 알아보는 수용 어휘, 그리고 말하거나 쓸 때 꺼내 쓰는 생산 어휘입니다. 누구나 수용 어휘가 생산 어휘보다 훨씬 큽니다. 모국어에서도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층의 비용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어떤 단어를 보면 알 정도로 만드는 데는 몇 번의 만남이면 되지만, 정확한 문형과 어울리는 단어까지 갖춰 자신 있게 쓸 수 있게 만드는 데는 훨씬 많은 노력이 듭니다. 그래서 목표를 나누지 않으면 시간을 잘못 씁니다.

실무적으로는 이렇게 나눕니다. 목록은 수용 어휘용으로 넓게 돌립니다. 그와 별개로 쓰기·말하기용 표현 목록을 따로 만들되 아주 짧게 유지하고, 그것들만 실제로 문장을 만들어 쓰고 소리 내어 말해 봅니다.

Lexi를 시험 준비에 쓴다면 이 구분을 그대로 옮기면 됩니다. 해당 시험의 단어장을 골라 두면 문장이 거기서 나오고, 문장을 읽는 동안 만나는 단어는 수용 어휘 쪽에 쌓입니다. 걸린 단어에 즐겨찾기를 달고 메모를 붙여 두면, 나중에 생산 어휘로 올릴 후보만 따로 꺼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두 주에 할 일

이 기간에 새 단어를 넣는 것은 대체로 손해입니다. 새로 넣은 단어는 시험 날까지 충분히 굳지 않고, 그 시간에 이미 반쯤 아는 단어를 확실하게 만드는 편이 점수로 돌아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IELTS 공식 단어 목록이 있나요?

없습니다. 시중의 IELTS 단어장은 출판사가 기출과 학술 코퍼스를 분석해 자주 나올 만한 단어를 추정해 만든 것이라 출판사마다 목록이 다릅니다. TOEFL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목록에 없는 단어가 시험에 나오는 것은 정상이며, 목록은 범위를 정의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해 주는 도구로 써야 합니다.

시험 두 달 전인데 단어장 한 권을 다 볼 수 있을까요?

단어 수를 실제로 쓸 수 있는 기간으로 나눠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마지막 두 주는 신규 학습을 하지 않고 복습에 써야 하므로 계산에서 먼저 빼야 하고, 나온 하루 분량이 20분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목록을 줄이는 것이 맞습니다. 상위 절반을 확실히 하는 편이 전체를 흐릿하게 훑는 것보다 점수에 유리합니다.

독해용 단어와 쓰기용 단어를 따로 공부해야 하나요?

네, 목표 수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독해와 듣기에는 보면 알아보는 수용 어휘가 넓게 필요하고, 쓰기와 말하기에는 문형과 어울리는 단어까지 갖춰 자신 있게 꺼내 쓸 수 있는 생산 어휘가 좁고 깊게 필요합니다. 후자는 수백 개가 아니라 스무 개에서 서른 개면 충분하고, 그 정도만 실제로 문장을 만들어 연습하면 됩니다.

Lexi에 수능이나 토익 단어장이 있나요?

없습니다. 들어 있는 단어장은 Everyday, Phrasal Verbs & Set Expressions, 가오카오, CET-4, CET-6, 대학원 입시, IELTS, TOEFL, GRE, Business 열 종이고 모두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수능과 TOEIC은 성격상 IELTS나 TOEFL 쪽에 가까워서 일반 학술·업무 어휘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그 시험 전용 목록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 2주 전에 새 단어를 외워도 되나요?

대체로 손해입니다. 새로 넣은 단어는 시험 날까지 충분히 굳지 않아 정작 필요한 순간에 나오지 않고, 같은 시간을 이미 반쯤 아는 단어를 확실하게 만드는 데 쓰면 점수로 돌아옵니다. 이 기간에는 틀렸던 것만 다시 보고, 쓰기와 말하기용 표현 몇십 개를 실제로 써 보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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